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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2년간 미국 로비에 1000억원…한국 '헛돈' 논란

1000억원 사용처를 분명하게 밝혀라!


▲ 문재인 대통령이 4월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들어 투입된 한국의 대미 로비자금이 세계 1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분짜리 정상 회담’ 등 파행에 가까운 현 한미 관계를 감안할 때, 로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미국 정치자금 조사 전문 민간단체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한국 정부·비정부기관은 미국 의회와 정부 등을 상대로 2017년부터 2019년 5월 현재까지 총 986억원(8283만달러) 규모의 로비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149개 국가 총액 8억8563만 달러 중 9.35%를 차지하는 1위다.

한국 정부는 2017년 한해 동안 대미 로비 활동에 5198만 달러를 썼다. 앞서 프리먼(Freema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4030만 달러를 지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1년 만에 로비 지출액이 25%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미공조, 사드, 북핵문제 놓고 의회로비

주미 한국 대사관은 그동안 니클스그룹(The Nickles Group)이라는 로비 회사를 고용해 한·미 공조, 사드 문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 의회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였다. 또 록솔루션스(Rokk Solutions)라는 회사를 고용해 미국 의회, 미디어, 오피니언 리더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 간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국내 기업이 더불어민주당을 대신해 로비를 펼친 것으로도 확인됐다. 미 법무부 사이트에는 한국의 '파킹턴 인터내셔널'이란 곳이 지난 1월 말 워싱턴 로비업체 '프라임 폴리시 그룹'에 연간 42만 달러(5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을 맺었다는 자료가 올라왔다. 이 회사의 회장은 1970년대 '코리아 게이트' 사건 당시 미국 정치인들에게 로비 활동을 펼치다 발각됐던 박동선씨다. 집권 여당도 미국에 인맥이 넓은 유력 인사의 회사를 통해 외교적 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미관계는 어떨까. 2년 5개월간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돈독할까. 정치권에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 미국 정치자금 조사 전문 민간단체 책임정치센터(CRP)가 15일 공개한 외국 로비액 순위. ⓒCRP 사이트 (opensecrets.org) 캡처
트럼프, 文과는 2분 회담… 아베와는 45분 밀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왕복 30시간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특히 양 정상이 비핵화와 관련해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배석자 없는 단독 회담'은 2분 만에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기자 질의응답으로 11분을 써버리는 등 시간을 낭비한 탓이다. 논의 시간이 부족해 공동성명이나 공동 발표문 채택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를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뜬구름 잡는 정상회담이었다. 왜 갔는지 모를 정도의 정체불명 정상회담이었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권의 아마추어 외교 참사"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는 친교를 과시했다. 아베 총리가 화장실을 찾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전용 화장실까지 내어줬다. 두 정상은 45분의 단독회담, 1시간에 걸친 소규모 및 확대 회담에 이어 부부 동반 만찬을 1시간45분 동안 가졌다. 다음날엔 양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타고 골프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부를 홀대하지 않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40분 정도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3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루이지애나주에 했고 이는 대한민국 기업 중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환영과 감사를 표했다.

미 상원의원들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중재자’가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이자 협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미국의 역사, 그리고 북한과의 충돌 역사를 감안할 때 미-북 간 이견을 중재하는 제3자의 역할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며 한국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취업난 해소 로비도 '실패'… 얻어낸 것은 '좌파 역사 공정'

문재인 정부는 해외 취업률 상승을 위해서도 대미 로비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미국의 시사 매체인 US뉴스는 지난해 8월 "한국 정부와 기업이 2017년에 사용한 6200만 달러 가량의 로비 자금 중 상당 부분이 '한국인 전문직 취업 비자 확대를 위한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를 위해 집행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올해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999년 통계 작성 후 최대치였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해 8만4000명 증가한 124만5000명이었다. 실업률은 전년대비 0.3%포인트(p) 상승한 4.4%, 청년 실업률 또한 전년대비 0.8%p 상승한 11.5%로 집계돼 4월 기준 19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말씀드릴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한국이 대미 로비로 얻어낸 것도 있다. '좌파 역사 공정'으로 불리는 정부의 역사 바꾸기 계획이 그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미를 통해 1919년 4·11 임시정부수립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취지에 결의안에 서명을 미국 의회로부터 받아냈다. 이 때 문 대통령은 양복 옷깃에 대한민국 태극기 대신 3·1운동 100주년 기념 배지를 달고 정상회담을 진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 정권은 4·11 임시정부수립을 최대 기치로 내걸고, 범국가적 중요 행사로 키우고 있다. 그러면서 은근스레 1948년 8·15 대한민국 건국론 및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지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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