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숨겨진 ‘드루킹’실체1]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문재인 정부 실세들의 무서운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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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119 | Posted on April 19, 2018 by sunday_admin in 정치, 헤드라인
文정부 내부암투, 그 서막이 올랐다
출범 1년이 다 되어가는 문재인 정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현 여권의 차기 유력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문에 휘말려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데 이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도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를 떠났다는 의혹으로 인해 자진사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권리당원, 이른바 ‘드루킹’으로 불리는 네티즌이 인위적으로 댓글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친문핵심 김경수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낙마하거나 위기를 겪고 있는 인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친노그룹의 핵심인물들로, 안 전 충남지사와 김 의원의 경우 차기 대권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권력 핵심부에서는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친노 인사들이 하나 둘 제거당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임종석 비서실장이 현 정부 권력의 정점에서 각종 인사들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작금의 현상들이 박근혜 정부 초기 때와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반 년 만에 비서실장을 허태열에서 김기춘으로 교체했다. 비서실장 교체를 두고 여러 가지 배경이 흘러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김 실장에게 권한을 대폭 주고 사실상 왕실장으로서의 역할을 맡겼다. 이후 정부의 모든 정책과 인사가 김기춘 실장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비서실장이란 역할이 당연히 대통령으로 보고되기 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자리지만 김기춘의 역할은 단순 비서실장 그 이상이었다. 또한 당시 정권 핵심부에서는 대통령 동생 박지만과 정윤회·최순실 세력 간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일어났었다. 이런 내용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1년차였던 2013년 본지가 자세하게 보도했다. 결국 이런 일들을 박근혜 정부 몰락의 단초가 됐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일들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공석이거나 교체를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장 자리를 놓고 집권 세력 분파들 간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 주자들이 하나 둘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낙마하거나 낙마 위기에 몰렸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이후에 벌어질 일들이 뻔하기 때문이다.
안희정 낙마, 우연의 일치 아니다?
일단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는 단순한 ‘미투(Me Too)’ 사건이 아니다. 그는 여권의 가장 강력한 차기 주자였다. 어떤 이유로든 그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여권의 차기 권력 경쟁 구도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친문과 비문, 운동권 출신 등이 이 자리를 놓고 이미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전해철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에 당선된다면 친문(친문재인)이 큰 힘을 얻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대중적 인기와 결합해 친문은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게 된다. 친문이 오는 8월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총선 공천권도 행사할 것이다. 아마 대선 후보도 친문에서 뽑으려 할 것이다.
▲ 낙마하거나 위기를 겪고 있는 인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친노그룹의 핵심인물들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오른쪽)와 김경수 의원의 경우 차기 대권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 전 지사에 이어 김경수 의원까지 드루킹 사태에 휘말린 것은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김경수 의원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세력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하고 있던 인물이다. 그가 경남지사에 당선된다면 전국적 지지도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이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 의원은 드루킹 사태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안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일단 박근혜 정권에게는 ‘주홍글씨’와 같았던 여론조작 문제가 비단 박근혜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국가기관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조직적으로 여론을 왜곡했다는 것이 본질이란 측면에서 같다.
둘째는 ‘소문’만 무성했던 온라인상 ‘친문’ 세력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온라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전에는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에 친문 성향 네티즌들이 몰려가 ‘비추천’을 누르고, 유리한 기사에는 ‘추천’을 누른다는 소문이 정치권에는 파다했다. 하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여론의 쏠림으로 받아들여졌다. 드루킹 사건은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특정 정치성향 네티즌들의 여론조작이 그 실체를 드러낸 사건이다. 야당이 이런 호재를 놓칠 리 없다.
셋째는 과거 정치권에서 ‘차떼기’로 인력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는 구태가 이제는 그 무대를 온라인으로 바꿔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이명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을 동원해 온라인을 장악하려 한 것도 온라인에서 여론을 조작해 그 세를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번 사건을 주도한 드루킹이 민간인이긴 하지만, 그가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과 접촉이 가능했다는 것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김 의원에게 시도한 인사추천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파일이 청와대로 넘어갔다는 것은 김 의원이 드루킹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드루킹 사태로 인해 김경수 의원은 경남도지사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또한 당선된다고 하더라고 그에게는 ‘여론조작’의 주범이란 비판이 꼬리표처럼 달리게 될 것이다.
그가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안 전 지사의 낙마와 김 의원의 댓글 사건 연루 등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가장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는 정치세력은 현 야당이 아니라 이른바 비문으로 분류되는 현 여권의 또 다른 분파다.
임종석은 친문 아닌 비문
가장 주목되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란 이유로 친문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친문 핵심에서는 그를 원조 친문으로 보지 않는다.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청와대 비서관·선임행정관 급으로 성장해 여전히 전국적 ‘연락망’을 갖고 있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들의 상징적인 리더로도 인식된다.
▲ 현 정권에서 임종석 실장(왼쪽)과 호흡을 맞추며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그룹으로는 이용섭 전 의원(가운데)과 김진표 의원 (오른쪽)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이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 역할을 문재인 정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로 부터 나오고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등에 업고 현 정권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마치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 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왕실장으로 불렸던 것처럼, 문재인 정부 청와대 내에서는 그를 일컬어 ‘총통령’이라고까지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장관급 인사도 결국 임 실장이 ‘NO’를 외치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에서 임종석 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그룹으로는 이용섭 전 의원과 김진표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이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 역할을 문재인 정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로 부터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 곧바로 대선 출마 준비를 할 것을 대비해 모종의 음모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은 정치권에 파다하다. 실제로 서울시장 재직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박원순 시장과 관련된 X파일 시나리오가 극비리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 여권 내에 박 시장 당선보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시장이 당 후보가 된다는 것은 친문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뜻이다. 그가 당선되면 원하든, 원치 않던 친문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놓고 친문과 비문 간 치열한 이전투구 쌈박질이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발판삼아 정권을 잡았지만 정권 1년차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비교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드루킹, 검찰 공소장 단독입수10억원 조달불명 자금
출처에 따라 정권 운명 갈린다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모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다. 이런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소개하며 “운영자금이 연간 11억원”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무슨 돈으로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벌일 수 있었을까.
일단 본지가 입수한 김씨의 공소장을 보면 그는 파주의 출판사 건물에서 조직적으로 몇 년 간 이런 작업을 펼쳐왔다. 돈이 필요하단 얘기다. 2016년 경기도 파주의 4층짜리 건물 중 1~3층을 임대해 차린 ‘느릅나무 출판사‘의 서적을 통한 수익은 없다. 한 권도 출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실의 임대료는 월 485만원. 4~5명 직원들의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한 달에 적어도 1000만원 안팎의 경비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댓글 작업에 동원된 조직원 20~30명의 식대와 수고비, 경찰이 사무실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170여대의 비용을 추산해보면 최소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 와중에 정치후원금도 냈다. 김씨는 20대 총선 직전인 2016년 3월엔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현금 5000만원을 건네려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김씨는 자금 출처에 대해 “경공모 회원들에게 모금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의심되긴 하지만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경공모 회원들이 밝힌 드루킹 김씨의 자금출처는 강연비다. 강연은 경공모 회원들 사이에서 ‘산채’로 불리는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 진행된다. 강연은 연간 2회차(1기 : 1월 6일~5월 5일, 2기 : 5월 12일~9월 15일)로 운영됐다. 한 회차에는 12번의 강연이 있다. 경공모 회원이 밝힌 한 회 강연료는 3~4만5000원. 느릅나무 출판사의 지난 3월 20일 일계표를 보면 강연 한번 수입으로 175만원이 입금됐다. 약 40~60명이 강의를 들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숫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강연비 연간 매출(24회 강연)은 약 4200만원이다. 연간 지출액 11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또 다른 수입원은 비누 사업이다. 드루킹은 한 장 당 1만2000원~1만6000원대의 비누를 만들어 팔았다. 주로 경공모 회원들이 이것을 공동구매 했다. 일계표의 공동구매 입금액은 108만8500원. 비누 공동구매가 한 달에 한번씩 있었다고 쳐도 연간 1296만원 정도다. 사무실 임대료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당연히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경찰이나 검찰 수사에서 이들 자금의 출처가 현정부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 정부는 집권 1년차만에 그 동력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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