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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 “킹크랩 만든 드루킹 측, 아마추어 아닌 전문가…작정하고 댓글조작”

ㆍ보안 전문가가 본 서버
네이버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49) 등이 일명 ‘킹크랩’이라고 부르는 댓글조작용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축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들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여론조작의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 활용을 넘어 이 기능을 수행하는 자체 서버까지 구축한 것은 네이버의 차단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기술력과 자금력을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버 구축은 댓글조작이 ‘일회성 작업’이 아니었음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포털사이트들은 하나의 인터넷주소(IP)에서 여러 아이디(ID)로 접속을 하거나 지나치게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면 해당 IP를 차단하는데,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해도 IP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서버를 구축했다는 것은 여러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시에 구동해 IP를 바꿔가면서 포털의 차단을 피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서버를 구동하면 여러 대의 PC에서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면서 “한두 번 공격하고 끝내려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전문적인 사이버 집단으로서 작정하고 댓글 작업을 벌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매크로 프로그램은 비교적 싼값에 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서버를 구축하는 데는 더 많은 비용과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김씨 등이 이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으며,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기존의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김씨가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멤버들 중에는 다수의 정보기술(IT) 전문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씨가 운영해온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휴대전화 170여대가 발견된 것 역시 여러 IP로 대규모 매크로 공작을 벌인 정황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내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이들의 매크로 조작에 속수무책으로 뚫렸음이 확인되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런 식으로 IP를 바꿔가며 사이버 용병들이 포털을 장악하면 실시간 검색어 여론도 순식간에 바꿔버릴 수 있는데, 이런 집단이 활동할 수 있는 포털 환경이 구축돼 있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기사 ‘아웃링크’ 도입 없이 댓글에 누를 수 있는 ‘공감’ 숫자만 제한한다는 네이버의 개선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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