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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 6·25영웅 백선엽 장군에 서울현충원 못 내준다는 보훈처


보훈처 "서울현충원에 백선엽 장군 묘역 없다… 안장하더라도 다시 뽑아내는 일 생길수도"
논란일자 "국립묘지법 개정 상황 설명한 것"

국가보훈처가 최근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사진〉 예비역 대장 측을 찾아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백 장군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다시 뽑아내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백 장군은 최근 거동이 불편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처는 "백 장군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듣고 장군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묻고자 한 것"이라고 했지만 백 장군 측은 "가족들 모두 최악의 사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백 장군 측에 따르면 보훈처 직원이 찾아온 건 지난 13일이다. 백 장군 측은 "평소에 정부 측에서 별 연락이 없었는데 '청와대 요청 사항'이라며 국방부에서 최근 장군님의 공적(功績)과 가족 사항을 알려달라고 했다"며 "그 일이 있고 바로 얼마 뒤 보훈처 직원 2명이 사무실로 찾아왔다"고 했다. 백 장군은 최근 100세를 맞았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 사무실에 찾아온 보훈처 직원들은 "장군님 근황이 염려스럽다"며 장지(葬地)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고 백 장군 측은 밝혔다.

백 장군 측은 "보훈처 직원들이 만약에 백 장군께서 돌아가시면 대전 국립현충원에 모실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원래 6·25전쟁 영웅인 백 장군의 상징성이 큰 만큼 별세 시 대전현충원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현재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은 자리가 없지만 '국가유공자 묘역(1평)'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보훈처 측에서 "서울현충원에는 장군 묘역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그 이후 발언이었다. 백 장군 측은 "보훈처 직원들이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총선 전에 국립묘지법 개정 관련 설문을 돌렸고, 법안 개정을 (일부 여권에서) 추진 중인데, 이 법이 통과되면 장군님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뽑혀 나가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했다.

광복회는 지난 4·15 총선 직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 반민족 인사를 이장하고 친일 행적비를 설치한다'는 내용의 국립묘지법 개정안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총선 기간 을(乙)일 수밖에 없는 후보자들에게 '친일'이라는 명목의 대못 박기 법안 선택을 강요한다"는 걱정이 나왔었다. 보훈처 직원들이 이 법안 개정을 언급하며 백 장군이 친일 행적이 있고, 현충원에 안장되더라도 쫓겨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뽑혀 나갈 수 있다는 발언은 한 적이 없고 광복회가 국립묘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상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백 장군 측은 "가족들도 그렇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근 여권에서 나오는 국립묘지법 개정 움직임이 백 장군 등 몇몇 인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이수진 당선자는 지난 24일 서울현충원에서 "친일파 무덤을 파묘(破墓·무덤을 파냄)하자"고 했다. 군 관계자는 "현충원에 6·25전쟁 영웅인 백 장군이 안장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걸 논란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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